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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청약 방법 — 균등배정·비례배정 차이와 실제 절차

숫자 하나로 시작하겠습니다. 31만 6,557건. 2026년 7월 1~2일 코스닥 상장을 앞둔 레메디 공모주 청약에 접수된 건수입니다. 그리고 이 청약에서 균등배정으로 나눠 줄 주식은 15만 주였습니다.

15만 주를 31만 6,557명에게 나누면 한 사람당 0.47주입니다. 주식은 0.47주 단위로 쪼갤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절반 넘는 사람이 1주도 받지 못했습니다. “균등배정이 도입돼서 최소 1주는 받는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으셨다면, 그 말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공모주 청약이 실제로 어떤 순서로 진행되고, 내가 넣은 증거금이 어떤 계산을 거쳐 몇 주가 되는지를 규정과 실제 숫자로 따라가 보겠습니다.

공모주가 무엇인지부터

IPO(Initial Public Offering, 기업공개)는 비상장 기업이 주식을 일반에 팔고 거래소에 상장하는 절차입니다. 이때 새로 발행하거나 기존 주주가 내놓아 일반 투자자에게 파는 주식이 공모주입니다. ‘공모’는 공개모집의 줄임말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을 조달하는 창구이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장 전에 정해진 가격(공모가)으로 먼저 사 볼 기회입니다. 주식을 새로 발행해 돈을 모으는 구조 자체는 국내 상장이든 해외 상장이든 같습니다 — ADR 편에서 다룬 SK하이닉스의 미국 신주 발행도 원리는 같은 공모였습니다.

주의할 점 하나. 공모가는 “적정 가치”가 아니라 수요예측 결과로 정해진 가격입니다. 뒤에서 보겠지만 2026년 상반기에 상장한 종목 상당수는 6월 말 기준으로 공모가를 밑돌았습니다.

청약은 6단계로 진행됩니다

절차는 생각보다 길고, 개인이 참여하는 구간은 그중 딱 한 칸입니다. 2026년 7월에 상장한 레메디(코스닥, KB증권 주관)의 실제 날짜를 그대로 넣어 보겠습니다.

단계무슨 일이 일어나나레메디의 경우
① 증권신고서 제출회사가 공모 조건·희망 공모가 밴드를 금융감독원에 신고희망밴드 17,800~20,700원
② 기관 수요예측기관투자자가 “얼마에 몇 주 사겠다”를 제출2026년 6월 17~23일, 2,246개 기관 참여, 경쟁률 1,146.41 : 1
③ 공모가 확정수요예측 결과로 최종 공모가 결정·정정신고2026년 6월 26일, 20,700원(밴드 최상단)
④ 일반청약개인이 증권사를 통해 청약, 증거금 입금2026년 7월 1~2일, KB증권
⑤ 배정·납입·환불배정 확정, 배정분 결제, 남은 증거금 환불2026년 7월 6일
⑥ 상장거래소에서 거래 개시2026년 7월 13일, 코스닥

여기서 개인이 손을 대는 구간은 ④번 이틀뿐입니다. 공모가를 정하는 ②·③번에는 기관만 참여합니다. 그래서 “공모가가 왜 이렇게 높나”는 질문의 답은 대부분 수요예측 결과에 있습니다.

몇 가지 실무 포인트가 있습니다.

공모주는 나눠서 배정됩니다 — 개인 몫은 25%

공모주 전체가 개인에게 오는 게 아닙니다. 누구에게 얼마를 주는지는 금융투자협회의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 제9조에 정해져 있습니다.

배정 대상규정상 비율(기업공개)
우리사주조합원(직원)유가증권시장 20% 배정, 코스닥·코넥스는 20% 배정 가능
일반청약자(개인)공모주식의 25% 이상
고위험고수익투자신탁5% 이상(코스닥 상장 관련 시 10% 이상)
벤처기업투자신탁(코스닥벤처펀드)코스닥 상장 시 25% 이상
그 밖의 기관투자자남는 물량

읽는 순서가 중요합니다. 뒤의 세 줄은 모두 ‘기관’ 안에서 나뉘는 몫입니다. 고위험고수익투자신탁과 벤처기업투자신탁은 개인이 직접 청약하는 대상이 아니라, 조건을 갖춘 펀드에 우선권을 주는 제도입니다. 그래서 실제 배정표에서는 보통 ‘기관투자자’로 묶여 나옵니다.

레메디의 실제 배정표가 그 모양입니다.

구분주식 수비율
기관투자자900,000주75.0%
일반청약자300,000주25.0%
합계(공모주식)1,200,000주100.0%

개인 몫 25%는 최소선입니다. 여기에 예외가 하나 있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우리사주조합 청약이 20%에 미달하면, 공모주식의 5% 이내에서 그 물량을 일반청약자에게 돌릴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개인 몫이 최대 30%까지 늘어납니다. 직원들이 물량을 다 소화하지 못한 덕을 개인이 보는 구조인 셈입니다.

균등배정 — “인원수로 나눈다”의 진짜 의미

이제 개인 몫 25%를 어떻게 쪼개는지 봅니다. 같은 규정 제9조가 이렇게 못 박고 있습니다.

일반청약자에게 배정하는 전체 수량의 50% 이상을 최소 청약증거금 이상을 납입한 모든 일반청약자에게 동등한 배정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배정하여야 하며 나머지를 청약수량에 비례하여 배정한다 —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 제9조

앞부분이 균등배정, 뒷부분이 비례배정입니다. 균등배정은 2021년에 도입됐습니다. 그전에는 100% 비례배정이라, 돈을 많이 넣은 사람이 사실상 전부 가져갔습니다.

계산은 단순합니다.

균등배정 1인당 수량 = 균등배정 물량 ÷ 청약 건수

레메디에 넣어 보겠습니다.

⚠️ 여기가 오해가 가장 많이 생기는 지점입니다. 몫이 0주이므로 전원에게 돌아가는 확정 수량은 0주입니다. 증권사 안내문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청약 접수 건수가 균등 배정 수량을 초과하는 경우 추첨을 통해 배정이 진행되며, 당첨 여부에 따라 1주도 배정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균등배정은 ‘1주 보장’이 아니라 ‘같은 확률’입니다. 레메디의 경우 산술적으로 1주를 받을 확률이 약 47%였습니다. 청약 건수가 균등 물량보다 적으면 반대로 전원이 1주 이상을 받고, 남는 수량은 비례배정으로 넘어갑니다.

여기서 실전 판단 하나가 따라옵니다. 균등배정에서는 증거금 액수가 아무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최소청약수량만 넣어도 확률은 똑같습니다. 최소청약수량은 종목마다 다르지만 통상 10주 단위이고, 증거금률 50%를 적용하면 레메디는 10주 × 20,700원 × 50% = 103,500원이 최소 참여 금액이었습니다.

비례배정 — 여기서 증거금이 일합니다

나머지 절반은 넣은 돈에 비례해서 갈라집니다.

비례배정 수량 = 내 청약수량 × (비례배정 물량 ÷ 전체 청약수량)

레메디의 숫자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3,413주를 청약하려면 증거금이 얼마 필요할까요. 여기서 청약증거금률이 등장합니다. 대부분의 공모주 청약은 증거금률 50%입니다. 청약금액의 절반만 미리 넣으면 됩니다(종목·증권사에 따라 100%인 경우도 있습니다).

레메디 청약 증거금 총액이 5조 3,000억 원으로 집계된 것도 이 계산과 맞습니다. 5억 1,200만 주 × 20,700원 × 50% = 약 5조 2,992억 원이니, 보도된 총액과 사실상 일치합니다. 증거금률 50%가 실제로 적용됐다는 뜻입니다.

정리하면 증거금별로 받는 주식 수는 이렇게 갈립니다.

레메디 청약 기준 — 증거금별 예상 배정 주식 수
0.48
10.4만원
(최소 10주)
0.76
1,000만원
1.32
3,000만원
3.30
1억원
단위: 주 · 균등 기대치 0.47주(150,000주 ÷ 316,557건) + 비례(청약수량 ÷ 3,413) · 공모가 20,700원·증거금률 50% 가정, 청약한도·수수료 제외 · 실제 배정은 정수 단위이며 소수점 잔량은 추첨으로 갈립니다 · 레메디 2026년 7월 1~2일 청약 실적 기준 본 사이트 자체 계산

증거금을 약 100배로 늘려도 배정은 0.48주에서 3.30주, 약 7배밖에 늘지 않습니다. 균등배정 몫이 액수와 무관하게 고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균등배정 도입이 만든 구조적 변화입니다.

⚠️ 다만 소수점 처리와 잔여 물량 배분은 증권사 자율 사항입니다. 어떤 증권사는 비례배정 소수점을 0.5 이상이면 올리고 미만이면 버린다고 안내하고, 어떤 증권사는 잔여 수량을 추첨으로 돌립니다. 증권사마다 다르므로 청약 전 해당 증권사 배정 안내문을 확인해야 합니다.

청약 실무에서 걸리는 것들

계산을 알아도 절차에서 막히는 지점이 따로 있습니다.

① 계좌는 미리 만들어야 합니다. 청약은 주관사(및 인수단) 증권사 계좌로만 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은 청약 마감일까지 개설이 가능한 경우가 많지만, 영업점 청약은 청약 시작일 전날까지 개설을 요구하는 곳도 있습니다. 증권사별로 다릅니다.

② 중복청약은 금지됩니다. 여러 증권사에 나눠 청약하거나, 한 증권사에서 계좌를 여러 개 써서 청약할 수 없습니다. 2021년 6월 20일 이후 증권신고서를 최초 제출한 기업공개부터 적용됩니다. 중복으로 넣으면 수량과 무관하게 가장 먼저 접수된 청약만 유효하고, 나머지는 배정에서 제외됩니다. 인수단이 여러 곳이면 어디에 넣을지 한 번은 골라야 한다는 뜻입니다.

③ 청약한도는 등급에 따라 다릅니다. 같은 종목이라도 증권사 우대 등급에 따라 청약 가능 수량이 100%·200%·300%로 갈립니다. 비례배정만 보면 한도가 큰 계좌가 유리하지만, 균등배정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④ 청약수수료가 붙습니다. 증권사·등급·채널별로 다릅니다. 예를 들어 한 증권사는 일반 고객 기준 영업점 5,000원·온라인 2,000원, 상위 등급은 면제로 안내합니다. 1주를 받을지 못 받을지 모르는 청약에 고정비가 먼저 나간다는 점은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⑤ 환불은 청약 마감일 + 2영업일입니다. 증거금에서 배정금액과 청약수수료를 뺀 나머지가 돌아옵니다. 레메디는 7월 2일 마감, 7월 6일 환불·납입이었습니다. 금요일에 마감하면 다음 주 화요일에 들어옵니다. 이 며칠간 증거금은 묶여 있습니다.

상장 첫날 — 60%에서 400%까지 열려 있습니다

배정을 받으면 상장일부터 팔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장 첫날의 가격 범위는 다른 날과 완전히 다릅니다.

즉 상장 첫날은 하루에 원금의 40%까지 사라질 수도, 4배가 될 수도 있는 구간입니다. 레메디의 첫날이 이 폭을 잘 보여 줍니다.

레메디 상장 첫날(2026년 7월 13일) 가격 — 같은 하루 안에서
20,700
공모가
34,650
장중 최고
+67.4%
21,200
장중 최저
+2.4%
22,000
종가
+6.3%
단위: 원 · 등락률은 공모가 20,700원 대비 · 2026년 7월 13일 코스닥 상장일 언론 보도 기준(보도에 따라 장중 수치가 다르게 집계된 건도 있습니다)

같은 하루 안에서 공모가 대비 +67.4%였던 가격이 +6.3%로 내려앉았습니다. 청약으로 받은 사람은 종가 기준 6.3%를 남겼습니다. 반면 장중 최고가에 사서 종가까지 들고 있었다면 −36.5%입니다. 청약과 상장일 매수는 완전히 다른 거래라는 뜻입니다.

이 흐름은 다음 날에도 이어졌습니다. 상장 이틀째인 7월 14일 오후 2시 48분 레메디는 전 거래일보다 3,780원(17.18%) 내린 18,220원에 거래됐습니다. 공모가 20,700원 아래로 내려간 것입니다. 상장 둘째 날부터는 ±30% 제한이 적용되지만, 그 안에서도 이런 폭은 얼마든지 나옵니다.

‘공모주는 안전하다’는 말은 데이터와 맞지 않습니다

균등배정 도입 이후 “소액으로 안전하게 1주 받는 재테크”라는 인식이 퍼졌습니다. 2026년 상반기 데이터는 다른 그림을 보여 줍니다.

2026년 상반기 상장은 17곳으로 전년 동기보다 55.3% 줄었고, 공모금액은 1조 1,000억 원으로 48.7% 감소했습니다. 코스피 상장은 케이뱅크 1곳(4,980억 원)뿐이었고 나머지 16곳은 코스닥이었습니다.

수익률은 첫날과 그 이후가 갈립니다. 상장 첫날 시초가 기준으로는 평균 178.7%의 수익률로 집계됐지만, 6월 말 기준으로 보유했다면 공모가 대비 평균 −14.1%였습니다.

2026년 상반기 상장 17곳 — 6월 말 기준 공모가 대비 수익률
−14.1
17곳 전체
평균
−37.0
공모가 하회
13곳 평균
단위: % · 기준선(0)에서 아래로 뻗은 막대 = 손실 · 2026년 6월 말 종가 기준, 상반기 상장 17곳 대상 · 공모가를 웃돈 4곳의 평균은 +61% · 언론 보도(2026년 7월) 집계 기준

17곳 중 13곳이 공모가를 밑돌았고, 그 13곳의 평균은 −37%였습니다. 공모가를 웃돈 4곳의 평균은 +61%입니다. 첫날 시초가가 높게 형성되는 것과, 그 가격이 유지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정리

다음 편에서는

다음 공부방 글에서는 호가창 보는 법을 다룹니다. MTS(Mobile Trading System, 모바일 주식거래 시스템)를 열면 가장 먼저 보이는 매도·매수 10단 잔량이 무엇을 뜻하는지, 호가 단위가 가격대별로 왜 다른지, 그리고 “잔량이 많으면 오른다”는 속설에 근거가 있는지를 한국거래소 규정 기준으로 정리하겠습니다. 오늘 본 상장 첫날의 급등락도 결국 호가창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 데이터 출처 및 기준일

이 글은 공개된 규정·공시·시장 데이터를 정리한 정보성 콘텐츠이며, 특정 공모주·종목·증권사의 매매나 청약을 권유하거나 우열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본문의 수치는 위에 밝힌 기준 시점의 값이며 이후 변동될 수 있습니다. 배정 비율·증거금률·청약한도·수수료·소수점 처리 방식은 종목과 증권사에 따라 다르고 제도도 개정될 수 있으니, 실제 청약 전 해당 종목의 증권신고서·투자설명서와 거래 증권사 안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